|
과거 성공했던 방식에 갇혀 새로운 역할 맞게 조정못해 리더십 실패
조직에서 승진을 하거나 새로운 직무를 맡으면 책임져야 하는 내용과 방식이 바뀌게 된다. 본인이 잘해왔던 분야를 넘어 다른 조직을 관장해야 하며,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무언가 직접 실행하는 것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시간 관계상 많은 업무를 위임하거나 믿고 맡겨야 한다. 이런 전환 과정에서는 자신의 리더십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직위와 역할에 맞게 리더십을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많은 경우 리더들은 관성에 따라 하던 대로 하거나 자기가 해오던 것을 더 많이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성공 경험의 함정고위급 임원의 경우 자신을 지금의 위치로 이끈 성공 방식이 있고 대부분 이를 알고 있다. 그리고 지위가 올라가고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맡을수록 자신의 성공 방식을 복제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진다. 지금까지 성공으로 이끈 지도(road map)였기 때문이다. 리더십 교육기관인 창조적 리더십센터(CCL)에 따르면 신임 임원 40%가 18개월 내 리더십 발휘에서 실패를 겪는다고 한다. 주된 이유는 과거의 습관을 빠르게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전의 태도와 행동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변화에 대처하는 자신감이 결국 리더의 성패를 가른 것이다. 이렇듯 고위 임원들이 역할 변화에서 실패하는 주요 원인은 능력 부재가 아니라 상황 변화에 따라 성공 공식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달라진 역할과 책임에 따라 어떤 역량과 태도가 필요한지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에게 필요한 리더십 변화 포인트가 무엇인지 탐색해야 한다. 리더십 핵심은 '상황의 변화에 대한 인식' 그리고 '새로운 인식에 기반한 리더의 역할 설정'이기 때문이다. 많은 교육이나 코칭 장면에서 리더십 개발을 위한 실행계획으로 새로운 기술·습관·행동을 덧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한계가 있다. 오히려 발상을 바꾸어 자신들이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강점이나 역량이 과잉되었을 때 한계와 문제점을 예상해보고, 이를 덜어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리더가 자신의 행동이 가진 영향력과 한계를 더 잘 자각할수록 여러 리더십 이슈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점의 과잉, 과유불급(過猶不及)모든 강점은 또 하나의 약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강점은 양날의 검과 같다. 강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무력감에 빠져 업무 만족도와 성과가 모두 급격히 떨어진다. 반대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강점을 지나치게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것이 강점의 과유불급이다. 예를 들어 결단력은 리더가 빠른 판단과 실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데 필요한 강점이지만 지나치면 독단과 독선이 되어 팀원들은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 조직 내 자유로운 소통이 단절되거나 집단 사고의 오류에 빠지게 만든다. 분석력과 치밀함도 수행 품질을 위해 꼭 필요한 강점이지만 지나치면 리더가 모든 것에 개입하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micromanagement)가 되고, 조직 전체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떨어지게 된다. 모든 것을 세세하게 알고 관리하고자 하는 리더의 의도가 팀원들에게는 불편한 사실이나 정보를 감추게 하는 역효과를 낳는다. 공감과 배려가 좋은 리더의 경우 팀워크를 증진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지나치면 리더의 과잉 희생이나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온정주의로 흘러 성과 긴장감이 사라지거나 조직 규율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듯 모든 강점은 미덕이지만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 그 가치가 상실되는, 부족함만큼이나 넘침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과잉의 결과, 물극필반(物極必反)물극필반이란 모든 사물의 이치는 그 극단에 도달하면 반대 방향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과유불급이 '적당한 선을 지키기'로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 그 가치가 상실됨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물극필반은 과유불급의 상태가 지속되어 극단에 이르렀을 때 일어나는 자연계의 순환 법칙, 즉 '선을 넘으면 반전(상황이 역전되어 망)한다'를 의미하는 말이다. 리더십에서 강점을 과잉 사용하는 것도 물극필반에 해당한다. 리더의 용기와 결단력이 극에 이르면 독단이 되어 조직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게 한다. 분석력과 치밀함이 극에 이르면 완벽주의 늪에 빠져 적시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못하게 되고, 공감과 배려가 극에 달하면 리더가 자기 중심을 잡지 못하고 리더의 영이 조직에 제대로 서지 않게 된다. 결국 과유불급과 물극필반은 강점 사용 시 최적의 임계점을 파악하고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라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덧붙이는 게 아니라 줄이는 게 핵심그렇다면 언제 강점을 과잉 사용하게 될까. 첫째는 본인이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다. 둘째는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압박감이 심한 상황이다. 둘 다 "내가 지금까지는 이 방식으로 성공해 왔으니까 더 세게 밀어붙이면 해결되겠지"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강점의 지나친 사용을 막기 위해서는 리더 스스로 상황과 맥락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자신의 리더십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점이 언제 과잉 사용되는지 스스로 알아차리는 메타인지를 활용해야 한다. 주변의 피드백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진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글은 트라이씨 심리경영연구소 공동대표 최윤식 박사가 매일경제에 기고(과거의 영광 머물면 안돼 … 리더십의 성패 '강점 조절'에 달렸다 [트라이씨 기업심리학] - 매일경제, 2026.3.11)한 칼럼입니다. |
열기 닫기